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피하주사 제형 변경이라는 기술력 하나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기업이다. 현재 시총 19조원에 이르지만, 주주들은 여전히 목 마르다. 기술력으로 오를 수 있는 주가는 다 오른 것일까? 올해만 벌써 4번째 기술수출을 이뤄냈다.
알테오젠의 경쟁력은 정맥주사(IV)로 투여하던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SC)로 바꿀 수 있는 ‘하이브로자임(Hybrozyme)’ 플랫폼이다. 핵심 물질인 ALT-B4(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는 피부 아래 세포외기질에 존재하는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대용량 바이오의약품이 피하 조직을 통해 빠르게 확산·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다. 기존에 30분 이상 걸리던 정맥주사 치료를 수분 이내의 피하주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가치다.
알테오젠이 강조하는 차별점은 효소 자체의 성능이다. 회사는 인간 PH20 히알루로니다제의 구조를 분석하고 300개 이상의 변이체를 만들어 선별하는 방식으로 ALT-B4를 개발했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ALT-B4는 기존 PH20 대비 열 안정성과 효소 활성이 높고 동물세포에서의 단백질 생산성도 개선됐다. 같은 양의 원료로 더 많은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 효소량으로도 작용할 수 있어 상업 생산과 보관 측면에서도 장점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관련 특허 보호가 2043년 초까지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도 구축하고 있다.
이 기술력이 가장 강하게 입증된 사례가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다. ALT-B4가 적용된 피하주사형 키트루다 ‘키트루다 큐렉스(Keytruda Qlex)’는 2025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임상에서 피하주사형은 기존 정맥주사형과 비교해 약동학적 동등성 기준을 충족했고, 객관적반응률과 생존지표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단계 플랫폼에 머물던 기술이 세계 최대 규모 항암제 가운데 하나의 실제 상용 제품에 적용됐다는 점에서 ALT-B4의 기술적 검증 의미가 크다.
특히 알테오젠의 기술력은 한 제품에 적용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여러 글로벌 제약사로 확장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MSD, 아스트라제네카, 산도즈, 다이이찌산쿄 등을 포함해 6개 글로벌 제약사에 하이브로자임 기술이 이전됐고, 2026년 들어서는 GSK 자회사 테사로, 바이오젠, 계약 상대방이 공개되지 않은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추가 계약을 체결했다. 노바티스는 ALT-B4를 복수의 바이오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는 옵션까지 확보했다. 서로 다른 회사들이 각자의 핵심 의약품에 같은 플랫폼을 반복적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은 기술의 범용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적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ALT-B4는 일반적인 단일클론항체뿐 아니라 항체약물접합체(ADC)의 피하주사화에도 활용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항암제 엔허투의 피하주사 제형 개발에 ALT-B4를 사용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전임상 연구에서 ADC를 ALT-B4와 함께 피하투여했을 때 ALT-B4 없이 투여한 경우보다 흡수와 생체이용률이 개선되고 주사 부위 피부독성이 감소하는 결과를 제시했다. 아직 ADC 분야 데이터는 전임상 단계라는 한계가 있지만, 기술이 단순한 투약 편의성 개선을 넘어 약동학과 안전성 조절 수단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알테오젠이 보유한 기술이 ALT-B4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속형 단백질 의약품을 개발하는 ‘NexP’ 융합 기술과 ADC 개발을 위한 ‘NexMab’ 플랫폼도 보유하고 있다.
알테오젠의 기술력을 평가할 때 중요한 것은 ALT-B4가 ‘좋은 기술일 가능성’을 보여준 단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실제 적용돼 허가와 상업화까지 이어졌고, 항암항체·면역항암제·ADC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향후 알테오젠의 기술가치를 결정할 핵심은 추가 기술수출 건수 자체보다 현재 파트너사의 후보들이 얼마나 많이 허가·상업화 단계까지 진입하고, ALT-B4가 글로벌 피하주사 전환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표준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은 것은 주가다. 주가 측면에서는 기술력에 대한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알테오젠은 지난 11일 2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최고가인 56만9000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내려왔다.
증권가의 평균 목표주가는 최근 약 45만원 수준으로 현재 주가보다 높은 편이지만, 향후 주가의 방향은 추가 기술수출 자체보다 ALT-B4가 적용된 제품들의 임상 성공과 허가, 실제 판매 확대를 통해 로열티와 원료 공급 매출이 얼마나 현실화되는지가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알테오젠은 개별 파트너사의 임상 결과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기술 플랫폼의 경쟁력과 별개로 높은 주가 변동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결국 추가 계약과 상업화 제품 증가가 이어진다면 기업가치 재평가 여지가 있지만, 이미 높은 성장 기대가 반영된 만큼 파트너사의 개발 실패나 상업화 지연은 주가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